연
성산별곡 중에서 정철남풍이 건듯 불어 녹음을 헤쳐 내니 철을 아는 꾀꼬리는 어디에서 온 것인고? 희황 베개 위에 풋잠을 얼핏 깨니 공중의 젖은 난간은 물 위에 떠 있구나 베옷을 걷어 올리고 갈건을 비껴 쓰고 구부렸다 기대었다 하며 보는 것이 고기로다. 하룻밤 내린 비의 기운에 홍백련이 섞여 피니, 바람기 없어도 만산에 향기로다 염계를 마주보고 태극을 묻는 듯 태을진인이 옥자을 헤쳐놓은 듯 노자암을 건너보며 자미탄을 곁에 두고 장송을 차일 삼아 돌길에 앉아보니 인간 세상은 유월인데 여기는 늦가을이로다. 푸른 강에 떠 있는 오리들이 흰 모래밭으로 옮겨 앉아 흰 갈매기 벗을 삼고 잠 깰 줄을 모르나니 무심코 한가함이 주인과 어떠한가
2007.01.18